2019년 7월 28일 일요일

일본경험담: 일본목욕탕-2

   일본의 공중목욕탕, 즉 우리나라의 동네에 있는 대중목욕탕과 비교해서 또 재미있는 사실은 들어가는 입구입니다. 보통 우리나라는 입구에서 돈을 내고 남탕은 일층 여탕은 이층 혹은 남탕은 좌측, 여탕은 우측 이런 식이잖아요. 그런데 일본은 후자의 형식을 취하는 경우가 압도적입니다.
   아! 그리고 주의할 점은 보통 영업시간이 오후 2시부터 밤 10시까지가 대부분이므로 전날 밤 늦게까지 마신 술때문에 덜 깬 숙취를 새벽에 뜨거운 탕에 들어가 땀 빼면서 깨는 것은 꿈도 못꾸죠....ㅎㅎㅎㅎ
   목욕탕 문을 열고 들어가면 우선 신발장이 있구요 그리고 신발을 넣고 신발함 열쇠를 가지고 입구에 가면 돈을 받는 주인이 카운터에 앉아있습니다. 입구에서 보면 여탕은 좌측, 남탕은 우측 모 이런 식이니 여기까지는 한국과 같다고 할 수 있겠죠.

 

   그런데 가장 큰 차이는 보통 낮에는 아저씨가 밤에는 아줌마가 카운터를 보고 있는데, 이 카운터의 위치가 골때린다는 것이죠.  이 카운터의 좌, 우측에 천이 내려져 있는데 (일식집 입구에 붙어있는 붉은 혹은 푸른 문어발처럼 갈라진 네모천을 생각하심 빙고 !!) 그 천 바로 뒤 안쪽부터 탈의실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카운터에 앉아 있는 주인아줌마 혹은 주인아저씨는 여자 탈의실과 남자 탈의실을 동시에 볼 수 있다는 것이지요. 저 처음 갔을때 엄청난 문화적 충격받았습니다. 그래서리 제일 구석진 곳에 있는 옷장쪽으로 가서리 옷장문으로 제 알몸을 가리면서 후다닥 옷을 벗고 목욕탕 안으로 들어갈려고 후미진 옷장쪽에서 나오는데 아줌마 눈이랑 딱 마주치더군요. 거의 무조건적인 반사작용으로 제 수건이 착 펴지면서 제 거시기(?)를 가리더군요. 이거 정말 무의식적인 행동이었습니다.
   아~ 탕 문을  열고 들어가는데 제 뽀동통한 엉덩짝이 왜 그리 화끈거리던지....아마도 아줌마가 계속 보고 있지는 않았을까....에휴 !! 저 촌놈 분명 외국인일거야...그런데 엉덩이는 이뿌네... 하면서 말입니다...^o^
   암튼 놀란 가슴 진정시키면서 열심히 빨간 이태리 타올로 때를 밀고 있는데 허거걱....이게 웬일입니까....또 다른 40대 아줌마....목욕탕 청소하러 들어오는거 있죠....들어와서는 세면대쪽 거울이란 거울을 뽀독뽀독 청소하는데....Oh ! My Go~~d ! 신이시여~ 왜 내게 이런 황당한 경우를 겪게 하시나이까...역시 문화차이란 어쩔 수 없는 것인가 봅니다. 또 다시 무의식적인 반사신경에 의해 어느새 거의 자동적으로 세숫대야가 제 거시기 부분을 가리고 있더군요. 한번 상상해보십시오. 빨가벗은채로 세숫대야를 뒤집어서 거기만을 가리고 있는 모습을....완죤히 스타일 구깁니다.
   아... 그런데 이 아줌마 이제 제가 앉아 있는 세면대의 거울을 청소하러 옵니다. 하지만 제가 누굽니까. 근 30개월을 100 보병으로 만기전역한 역전의 용사아닙니까. 전혀 무신경한 것처럼 안 쪽팔리는 것처럼 보이면서 엉덩이를 아주 조금씩 슬금슬금 움직여서 제 등짝을 아줌마쪽으로 향하게 몸을 돌렸습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제 중요부분을 가리고 있는 뒤집어진 세숫대야가 혹시라도 굴러 떨어질까봐 고난도의 하이테크닉을 서가면서 엄청 조심했습니다.
   휴~ 드디어 이 아줌마 반대쪽 세면대로 갑니다. 그런데 더 놀라운 사실은 세상에나 거기서 거울 닦으면서 왠 아저씨랑 이야기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대충 날씨 얘기부터 얘들 이야기하는 것 보니 분명 그 동네의 아줌마임에 틀림없는데 그 아저씨 전혀 아무렇지도 않은듯 저처럼 세숫대야도 없고 그냥 다 드러내놓고서리....흐~미~이~ 이 나라는 도체 어캐 굴러가는 나라여 ??? 암튼 집에 돌아와서리 와이프한테 이야기해줬더니 지는 죽어도 공중목욕탕 안가겠답니다. 제 와이프 일본에 있는 동안 집에서만 목욕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여탕의 분위기는 전혀 모르겠습니다. 한번도 들어가본 적이 없는 관계로...!*_*!...와이프라도 가봤으면 대충 주워 들어서리 짜집기한 이야기라도 올릴 수 있을텐데....아쉽습니다.
   그러나 일개월...이개월...일년의 시간이 지나가고...어느듯 저도 탈의실에서 알몸으로 카운터에 앉아있는 주인아줌마하고 이야기를 하고 있는 내모습을 보게되었습니다. "요즘에는 딸하고 함께 자주 안 오시네요.", "아 ! 네 ! 요즘 그 놈 감기가 잘 안 떨어져서리요.."하면서 말입니다. 다음에는 일반 가정집에 잇는 욕조에 대한 이야기를 한번 하겠습니다. 이것도 좀 골아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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